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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하는 마술같은 세상 경기도민들을 위한 독서포탈 북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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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 저자  나쓰카와 소스케
  • 발행자  아르테
  • 발행년도  2018
  • 추천대상  성인
  • 작성자/소속  구진영/파주시 중앙도서관
  • 상황별추천1 자신이 애서가(愛書家)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 상황별추천2 책을 수집하는 일에 자부심이 생길 때

당신은 책을 읽는 이유를 정말로 알고 계십니까?


 나쓰카와 소스케는 2009년 수련의 시절에 쓴 신의 카르테로 제10회 쇼각칸문고 소설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의사이자 소설가이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들의 이름을 모두 합쳐 필명을 지을 만큼 책에 대한 애정 또한 굉장하다. 그 작가들의 이름을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나쓰메 소세키와 가와바타 야스나리, 그리고 아쿠타카와 류노스케”. 그 중에서도 는 나쓰메 소세키의 단편 <풀베개>에서 따왔을 만큼 나쓰메 소세키의 엄청난 팬이자 책마다 고양이를 등장시키는 고양이 마니아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이 책의 등장인물인 나쓰키 린타로에도 나쓰메 소세키를 향한 작가의 애정이 느껴진다. 이 작품에 대해 작가는 대학 시절 자신이 책을 대하던 모습을 떠올리며 여러 등장인물을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이 책의 주인공 나쓰키 린타로는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부모님이 이혼한 뒤, 어머니는 젊은 나이에 돌아가시고 초등학생 때부터 할아버지 손에서 자란 그에게 할아버지는 이 세상의 전부였다. 그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린타로에게 남긴 것은 나쓰키 서점이라는 이름의 작은 고서점 하나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인간의 말을 하는 갈색 얼룩 고양이가 한 마리 찾아와 갇혀 있는 책을 구할 수 있도록 힘을 빌려달라고 한다. 어린왕자가 소행성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듯 린타로는 고양이를 따라 읽은 책의 수로 경쟁하는 지식인과 줄거리만 읽으면 충분하다는 학자, 책을 팔아 수익만 올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출판사 사장 등을 만나며 그들의 진심 어린 말속에 숨은 거짓된 논리를 찾아내어 반박한다.

 

 이 책의 장점은 이야기 곳곳에 숨겨진 재미 요소를 찾는 일이다. 먼저 소설 중간중간 등장하는 나니아 연대기오만과 편견등 우리에게 익숙한 제목이나 작가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고전을 사랑하는 작가답게 괴테와 니체 같은 철학자가 등장하기도 한다. 두 번째는 등장인물들의 그럴듯한 논리 속에 감추어진 거짓과 그릇된 논리를 발견해나가는 즐거움이 있다. 여행을 떠나기 전 고양이는 린타로에게 이런 말을 건넨다.

 

 “이 미궁에서 가장 강한 건 진실의 힘이지 거기에 신념이 더해지면 아무리 일그러져있어도 쉽게 무너지지 않아. 하지만 모든 게 진실은 아니야. 약점은 반드시 있어 녀석은 교묘하게 말을 쌓아 올리고 있지만 모두 맞는 말은 아니야 어딘가에 반드시 거짓이 있어.”

 

 미궁 속에서 만난 등장인물들의 말들은 참 그럴듯하게 들린다. 사실 틀린 말도 하나 없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하다. 그러나 그 말들을 곱씹다 보면 조금씩 일그러져있는 그들의 마음이 보인다. 나라면 이 그릇된 논리에 어떻게 반박해야 할까 고민하다 린타로의 대답을 듣게 되는 순간, 우리는 책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책의 힘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특히, 학교도 가지 않고 혼자 고립된 세계에서 살던 린타로에게 동급생 친구가 생기고, 그를 아끼는 선배와 가족들을 인식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사람은 혼자 사는 게 아니라는것을 알게 되고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을 알려주는 것이 바로 책의 힘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 안에도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조금씩 자리하고 있다. 때로는 닥치는 대로 책을 읽기도 하고, 아무 생각 없이 베스트셀러에 손을 내밀기도 한다. 왜 이 책을 읽는지 생각하지 않고 습관적으로, 무의식적으로 다음 책에 손을 뻗치기도 한다. 결국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린타로 할아버지의 말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힘이 있는 수많은 이야기를 읽으면 넌 마음 든든한 친구를 많이 얻게 될 거야

책을 읽는 건 참 좋은 일이야 하지만 다 읽고 나면 자기 발로 걸음을 내디뎌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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