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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 저자  룰루 밀러
  • 발행자  곰출판
  • 발행년도  2021
  • 추천대상  성인
  • 작성자/소속  박윤정/성남시 중원도서관
  • 상황별추천1 과학, 철학, 정치, 인생 이야기가 모두 있는 책을 읽고 싶다면
  • 상황별추천2 문득 동식물 종의 분류에 대해 궁금해졌을 때

물고기는 없고, 민들레는 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의 제목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Why Fish Don’t Exist)”입니다. 제목이 무슨 뜻인지 알쏭달쏭한데 표지에는 인어와 물고기가 바닷속을 유유히 헤엄치고 있네요. 도서관이나 서점에서는 <과학> 쪽 서가에서 발견될 테지만, 이 책은 보기에 따라 전기(傳記), 과학적 모험담, 철학 이야기, 우화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저자 룰루 밀러는 방송계의 퓰리처상으로 불리는 피버디상을 수상한 과학전문 기자로,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국에서 15년 넘게 일하면서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 왔습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저자의 논픽션 데뷔작으로, <워싱턴 포스트> 등에서 ‘2020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어느 유명한 과학자의 일생을 쭉 따라가면서 저자 본인의 이야기를 중간중간 언급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조금은 우울한 성장기를 보낸 저자는 어느 날 불굴의 의지를 지닌 과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1851-1931)’을 알게 됩니다. 그는 스탠포드 대학교의 초대 학장을 지낸 교육자 겸 작가였지만 과학자, 특히 어류 전문 분류학자로서 많은 업적을 남긴 인물입니다. 참고로 분류학자란 지구의 혼돈에 질서를 부여하는 과학자라 할 수 있습니다. 조던은 전 지구를 항해하며 수많은 어류를 발견하고 종마다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그는 강한 신념을 지니고 있었고 지치지 않고 수십 년간 열심히 일했습니다. 1906샌프란시스코 대지진으로 수백 개의 어류 표본 유리단지가 무참하게 박살났을 때도 절망하는 대신 바늘을 들어 물고기에 이름표를 꿰매 붙였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인생의 의미를 물었다가 혼돈에 빠졌던 저자는 이 사람의 일생을 파헤쳐보기로 합니다. 그렇게 과학에 관한 고군분투,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소제목 별에 머리를 담근 소년으로 시작된 책은 신이 없는 막간극’, ‘박살’, ‘세상에서 가장 쓴 것등을 지나며 점점 고조되다가 사다리민들레를 거쳐 결말을 향해 달려갑니다. 추리소설 또는 범죄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대목도 있습니다. 지식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어떤 행동들을 했는지, ‘민들레로 표현되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생동감 있게 보여줍니다. 작가 메리 로치는 이 책을 서정적인 동시에 지적이고, 개인적인 동시에 정치적이며, 사소하면서 거대하고, 별나면서도 심오하다라고 평했습니다. 과연 어떠한지, 직접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 이유, 누군가에게는 잡초일 뿐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소망일 민들레의 의미, 그리고 남은 이야기들까지, 이 세계에 실재하는 것들에 대해 알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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