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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집에 갇힌 나라, 동아시아와 중국 (꿈의 주택정책을 찾아서 2)
  • 저자  김수현|진미윤
  • 발행자  오월의봄
  • 발행년도  2021
  • 추천대상  성인
  • 작성자/소속  김준기/광명시 소하도서관
  • 상황별추천1 주택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 사람에게

모두가 만족스럽지 않은 주택정책

 

이번 정권 들어 실시한 스물 여섯 번의 부동산 규제는 하면 할수록 수많은 부작용을 불러일으켰다. ‘주택가격안정이라는 본연의 목표는 달성하지 못한 채 주택가격은 급등했고 시장에 피로감만 더해갔다. 지금은 수도권에서 작은 주택을 하나 매수하더라도 자금조달계획서라는 것을 제출해야만 하고 담보대출도 전체 매매가의 절반 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나마 최근에는 은행권에 규제가 가해져서 대출이 가능한지도 확실치가 않다. 무슨 투기를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정책이 실패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현재 우리나라의 주택시장은 민간에서 임대물량을 공급하고 있는데 한결같이 민간시장을 억누르는 규제와 수요억제책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민간은 실체가 없는 이상이나 정의가 아니라 철저하게 자본주의 논리로 움직이는 생물과도 같다. 민간에서 임대물량을 공급하는데 민간시장을 잔뜩 위축시켜 놓으면 자연스레 임대물량 공급이 감소하고 이는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진다. 상승한 임대료는 다시 매매가를 밀어 올리게 되고, 이는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끊임없는 반복을 통해 악순환의 고리를 완성하게 된다. 재밌는 건 이러한 주택문제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였고 그 출발점은 이 책에 자세하게 나와 있다.

 

주택문제와 정책도 서구와는 달랐다. 2차 세계대전 종전과 함께 식민지에서 독립한 데다 일부 국가들은 내전으로 피폐한 상태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식민 본국이자 패전국인 일본도 공습으로 주택이 대규모로 멸실된 상태였다. 이런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도시로 인구가 몰려들었고,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주택 절대 부족 시대였다. 상당수 국가들에 판자촌이 만연했으며, 과밀한 주거와 부족한 기반시설로 고통을 받았다. 유럽 국가들은 전쟁으로 파괴되긴 했어도 전쟁 전에 이미 기반시설이 확보된 상태였기 때문에 1960년대 중반이 되면 대부분 주택 부족 문제를 해소한 반면, 이들 동아시아 국가는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머리말에서)

 

싱가포르와 홍콩은 당시 서구도 부러워한 정책을 펼쳤는데, 싱가포르는 특유의 공공주택정책을 통해 자가 소유를 촉진했다. 결혼해서 3~4년이면 시중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이른바 반값 아파트의 원조다. 실제로 싱가포르 국민의 70% 이상이 정부가 제공한 집에 거주한다. 홍콩 역시 중국과의 체제경쟁 속에서 영국식 공공임대주택을 도입하여, 한때 전체 가구의 40% 가까이가 거주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싱가포르의 그림자가 드러나고 있다. 집값이 급등락한 것은 물론이고, 전체 상주인구의 30%에 달하는 150만 명에 대한 주거대책은 불비하기 짝이 없다. 대다수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들은 열악한 합숙소나 이른바 식모 방에 거주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코로나 19 확진자 중 99%가 외국인 노동자 합숙소 등에서 발생할 정도다. 이중 도시, 이중 사회인 것이다.(머리말에서)

 

주택문제 해결이 왜 어려운 것인지에 대해 근간부터 자세한 설명이 기술되어 있다. 동아시아 국가들의 출발부터 주택문제는 발목을 잡아 왔고 앞으로도 쉽사리 해결되기 힘들어 보인다. 왜냐하면 이것은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주택문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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