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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처음엔 사소했던 일
  • 저자  왕수펀
  • 발행자  뜨인돌출판사
  • 발행년도  2018
  • 추천대상  청소년
  • 작성자/소속  이병희/안성시 공도도서관
  • 상황별추천1 사소한 오해로 시작된 일로 큰 괴로움을 겪었던 이들에게

‘사소했던 일’에 관한 세밀한 고찰이 담긴 이야기

 


 어느 날 아침. 린샤오치의 갑작스러운 외침이 교실의 공기를 흔든다.

 “일본에서 사 온 금색 볼펜이 왜 안 보이지?”

 그리고 뒤따르는 장쉐의 한 마디.

어라, 천융허의 필통에 그거랑 똑같은 펜이 들어 있는데?”

 이후 급식비, 회식비, 버스카드, 학급비가 차례로 사라진다. 연속된 분실 사건으로 인해 반에 도둑이 있다는 의심은 점차 깊어져 가고, 린샤오치의 볼펜을 가지고 있던 천융허는 그 의심의 한 가운데에 서게 된다. 하지만 금색 볼펜이 천융허의 필통에 있다는 장쉐의 말은 거짓말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거짓말은 아니다. 볼펜이 그곳에 있다는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문제는 그것을 천융허의 필통에 가져다 둔 것이 장쉐 바로 자신이었다는 점이다. 스스로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엉겁결에 내뱉은 사소한 말 한마디. 그 사소했던 말 한마디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천융허에게 도둑이라는 (암묵적인, 그렇지만 견고한) 누명을 씌우고 만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소한 것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들어 준다. ‘사소하거나 중요한 것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임을. 나에겐 별것 아닌 일이 누군가에겐 자존심이 걸린 일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나면 깨닫게 된다. 그렇기에 나는 과연 누군가에게 별것 아닌(사실은 그렇지 않은)’일로 오해를 사서 기분을 나쁘게 했거나, 기분이 나빠진 적이 없었는지 반성하게 만들어준다.

 

 이 책의 작가 왕수펀은 1993년에 첫 작품을 발표한 이후로 꾸준히 청소년 소설을 써내고 있는, 대만의 대표적인 청소년 문학 작가다. 그의 작품 중에는 특히 지도를 모으는 소녀, 고래를 쫓는 소년이 유명한데, 설레고 가슴 아픈 첫사랑의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는다. ‘처음엔 사소했던 일과는 그 내용과 정조가 사뭇 다른데, 대척점에 서 있는 작품을 쓰면서도 책을 읽는 재미를 놓치지 않게 한 작가의 내공이 놀랍다. 아무리 소설의 이야기가 흥미로워도 청소년들이 이건 우리들 이야기가 아니야라고 받아들이면 청소년 소설로서 의미를 잃게 된다. 이 부분에서 왕수펀은 분명한 비교 우위를 지닌다. ‘처음엔 사소했던 일의 등장인물들이 복잡해져 가는 상황 속에서 얽히고설키는 관계와 심리상태를 손에 잡힐 듯 그려냈다. 아마도 작가가 실제로 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던 경험이 청소년들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고, 이 경험들이 작품에 녹아 나왔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하면 바람직한 교우관계, 나아가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거리와 일종의 팁을 동시에 안겨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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