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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이명현의 별 헤는 밤
  • 저자  이명현
  • 발행자  동아시아
  • 발행년도  2014
  • 추천대상  성인
  • 작성자/소속  이종민/파주시 법원도서관
  • 상황별추천1 쉽고 감성적인 천문학 도서를 읽고 싶을 때

시를 사랑한 천문학자의 별 이야기


 집필자와 독자 모두에게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개인 에세이집은 언젠가부터 서점가 매대 한 꼭지를 확실히 차지했다. 직업이나 전문분야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담은 책이 늘어난 것도 눈에 띈다. 이러한 출판 생태계의 변화는 일종의 시류로까지 보인다. 개인출판이 쉬워진 것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으리라.

 

 그러나 이러한 책은 전문 작가가 집필하지 않았기에, 극히 일부에 해당하겠지만, 담고자 한 내용에 비해 읽는 맛은 다소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사견의 밀도가 지나쳐 직업인의 글로서 어느 정도는 갖추어야 할 전문성을 상실하는 글도 더러 보인다. 그런 점에서 이명현의 별 헤는 밤은 매우 모범적인 에세이다.

 

 이명현은 한국형 외계 지적 생명체 탐색(SETI KOREA) 프로젝트의 책임자로 잘 알려진 천문학자이자 과학저술가다. 여러 공저와 저술서가 있으며 연재한 칼럼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어린 시절을 보낸 삼청동 골목에 과학책방 갈다를 지어 과학자와 작가, 독자들을 연결하고 있다. 책과 글로 소통하는데 익숙한 과학자란 뜻이다. 독자로선 고맙게도.

 

 한 소설가는 이 책을 소개하며, 이 세상에 밤하늘의 별을 사랑하지 않는 시인은 없었을 것이며, 시와 소설을 읽지 않는 천문학자는 이상한 존재라 말한다. 과학자에게 시와 소설이라니, 언뜻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지만 직업 특성상 별을 가장 많이 보는 사람들은 감수성이 분명 남다를 것이란 해석이라 생각하면 퍽 재미있다(그러고 보면 글 잘 쓰는 천문학자가 유독 많다). 별에 담긴 보편적인 문학적 상징성도 눈에 띈다.

 

 과학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과학서는 생각보다 많다. 이명현의 별 헤는 밤은 그중에서도 매우 감성적인 목소리를 들려주는 책이다. ‘시와 소설을 읽는 천문학자의 글은 과학지식 없이도 쉽게 읽힌다. 정현종, 안도현 등 스물여섯 시인의 노래가 글 곳곳에 어우러져 이야기에 빛을 더한다. 강연 후 올라탄 택시에서 기사님이 들려준 우주 최대의 쇼중계라든가, 천문학자만이 할 수 있을 법한 봄의 대곡선프로포즈 에피소드는 생생한 문장력으로 읽는 이를 매료시킨다.

 

 필자는 이공계 과목에 아주 젬병인 학생이었다. 자연스레 과학적 사고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이름 모를 별자리에 마음을 빼앗긴 경험은 적지 않다. 아마도 이러한 감수성의 발동은, 지금 나에게 보이는 별이 무엇으로 만들어졌고, 언제부터 존재했으며, 지구로부터 얼마만큼 떨어져 있는지 알지 못해도 크게 상관없는 것이리라.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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