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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하는 마술같은 세상 경기도민들을 위한 독서포탈 북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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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시의 인기척
  • 저자  이규리
  • 발행자  난다
  • 발행년도  2019
  • 추천대상  성인
  • 작성자/소속  차지현/화성시 동탄복합문화센터도서관
  • 상황별추천1 시는 짧고 산문은 길게 느껴지는 이들에게
  • 상황별추천2 시 같은 글을 가볍게 읽고 싶을 때

스며드는 단어, 파고드는 감정


 ‘아포리즘이란 단어를 처음 들어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포리즘은 격언이나 잠언 따위를 일컫는 말이다. 쉽게 말하자면 옛날 철학자들의 격언집을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속단과는 달라서 출처가 정확하기 때문에 저자의 의도를 독자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 시대에 격언집을 내는 사람은 없다. 당연히 글의 특성상 교훈이 될 만한 글이 실려야 하는데 교훈이라고 내놓기엔 살아있는 우리가 너무 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비슷한 글을 쓰는 사람도 있고 읽고 싶은 사람도 분명히 있기에 우리는 그 책을 에세이 분야에서 만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이규리 시인은 데뷔 27년차 시인이다. 시인이라는 작업은 말로 모든 것을 표현하는 직업이기에 저자가 써놓은 글들은 우리의 일상 하나하나를 표현한다. 저자는 시로 말하지 못한 말을 모아 이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저자가 삶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내놓은 이 글은 날카롭게 가슴을 파고든다. 평범한 단어들을 예상치 못하게 배열하면서 생각지 못한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글들이 많기 때문에 저자의 글을 특별해진다.

 

책상 위에 커피를 쏟아버렸다. 젖은 책과 젖지 않은 책, 더 가까운 쪽이 늘 더 많이 젖었다.’

 

 이 글을 쓴 저자는 어떤 상황에서 쓴 걸까.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성을 표현한 글에서 가슴이 시린 이유는 무엇일까. 위의 글처럼 자연스럽게 생각되는 글이 많다. 그리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저자의 다른 생각들도 읽어보고 싶다고. 하나의 문장을 더 발췌해보자면 내가 부재하는 곳에서 가족들의 단란한 모습을 보았을 때 나는 나를 처음으로 의심했다.’ 이 문장을 읽은 독자들 중 가족들이 부재하는 상황을 겪지 않았더라도 그 모습이 상상이 갈 것이다.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의 마음을 알게 모르게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현재의 독서는 지식의 습득에 많은 편중 되어있는 상황이다. 예약 서가에 넘쳐나는 경제학 서적과 전공 서적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현상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지식 습득을 위한 바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서 결여되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바로 공감의 능력이다. 글의 힘이 지식 습득에만 편중되어 있을까? 아니다.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에게 책의 매개체로 사람들에게 이어져 온 것을 보면 글의 힘이 단지 거기서 그치지 않는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글의 역할에는 분명 상상력 기폭제로써의 역할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그 힘을 느껴보고 싶은 독자라면 떠오른 이미지를 잡으러 기꺼이 나비가 되는 사람인 시인의 말을 훑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하루의 한 챕터, 아니면 몇 장, 아니면 한 문단이라도 읽는다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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