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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하는 마술같은 세상 경기도민들을 위한 독서포탈 북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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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할머니와 봄의 정원
  • 저자  강혜영
  • 발행자  팜파스
  • 발행년도  2021
  • 추천대상  어린이
  • 작성자/소속  박지원/안성시 진사도서관
  • 상황별추천1  꽃을 좋아하고 도시에 사는 어린이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는 법

   
어렸을 적을 떠올릴 가장 큰 기억은 무엇이 되는가? 기억에 남을 정도의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그것이 일상 속 기억이라면 오히려 더 머릿속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하나의 일상이 된 산책은 그 거대한 일상이 그대로 남는 것이다. 이러한 기억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책의 주인공인 설아는 봄을 맞이하며 숲을 지나 정원이 있는 할머니 집으로 떠난다. 그리고 도착한 그곳은 봄의 꽃들이 만개해있다. 설아는 할머니와 정원을 가꾸고, 꽃을 직접 심어보기도 하고, 꽃을 따 화전을 해 먹고는 한다. 이러한 설아의 특별할 수 있는 경험들은 전부 할머니 집이라는 특정한 공간 안에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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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심는 과정에서 직접 흙을 만져보고, 씨앗을 심은 다음 다시 흙을 덮는 일련의 과정들은 설아가 겪어보지 않은 행동일 가능성이 높다. 생전 화전을 먹어본 적 없던 아이가 꽃술을 따고 반죽을 하게 되는 과정도 그렇다.

이렇게 놀 같을 수 있는 작은 노동 이후에 얻는 보상은 아이에게 더욱 값지게 다가올 것이고, 이 보상 자체가 새롭고 신선한 것이라면 설아는 앞으로도 할머니 집이라는 공간을 긍정적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이 공간에서 자신과 함께한 할머니를 떠올릴 때면 언제든 웃음이 나오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들은 전부 설아가 하나의 새로운 기억을 만드는 과정이 될 것이고, 이 기억은 언제든 설아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

 

일상을 따뜻하게 만들 기억이라는 것은 어렵사리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일상 속의 작은 변화가 언제든 떠올릴 기억이 될 수도 있고, 아주 잠깐 사이의 기억으로 평생을 살아갈 수도 있다. 특히 설아처럼 어린아이라면 더욱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아이가 경험하고 받아들이는 감정의 폭은 매우 크고, 기억하지 못하는 듯 하더라도 그때의 행복한 경험이 유년 시절의 분위기 자체를 좌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설아가 겪는, 또 쌓아가는 유년 시절의 행복한 경험 중 하나를 '할머니의 아름다운 봄 정원 구경'으로 정해, 그것을 아름답게 그려냈다. 아이가 보는 세상이란 늘 새롭기 마련이며 그것은 봄의 정원을 화려하게 그려낸 것과 통하는 부분이 있다. 페이지를 가득 채운 그림들은 결코 서툴러 보이지 않고, 차분하지만 아름답게 정원을 묘사한다. 누구도 가본 적 없는 공간일 '설아의 할머니의 정원'을 구체적으로 그려내며 상상의 폭을 키워나간다. 나는 이 동화를 꽃의 이름을 잊어가는, 애초에 알기도 어려웠던 도시에 사는 아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아이들에게는 유년 시절 꽃을 가꾸고 땅과 소통하는 경험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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