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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하는 마술같은 세상 경기도민들을 위한 독서포탈 북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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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좋아하는 곳에서 살고 있나요

 

 코로나 19를 겪으며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부쩍 많은 사람들이 집 리모델링, 인테리어, 미니멀라이프등 머물고 싶은 아늑한 공간으로서의 집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요즘 시대에 집은 그저 씻고, 밥을 먹고, 자는 기능적인 공간으로서가 아닌 재택근무를 하는 누군가에겐 사무실이란 공간이 되기도 하고, 온라인 수업을 듣는 누군가에겐 학교라는 공간이 되기도 하고, 바깥 외출이 어려울 땐 홈 카페가 분위기 좋은 식당이 되기도 한다.

 첫 이사를 앞두고 미니멀라이프의 삶을 살겠다는 계획 하에 일단 현재 가진 살림살이 중 줄일 수 있는 짐을 줄이고 나서 이삿짐센터 견적을 받아보기로 했다. 거실, 주방, 침실, 옷방을 대강 둘러보는데 ? 이런 게 언제 있었지? 이건 또 언제 샀지?” 하는 물건들과 사용하지도, 입지도 않으면서 아깝다는 이유로 버리지 못하고 이고지고 있는 물건들까지 어느새 집을 가득가득 채우고 있었다. 어떻게 줄여야 할까 고민하던 차에 좋아하는 물건과 가볍게 살고 싶어라는 책을 알게 되었고, 살림살이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뜬구름 잡는 것 같던 미니멀라이프라는 의미가 선명해지고, 나만의 미니멀라이프 의미를 세우는 계기가 되었다.

 책 맨 앞표지 저자 소개 중 완벽하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속도와 방향으로 만들어가는 미니멀라이프를 꿈꾼다 라는 이 대목이 참 좋았다. 평상시 나는 뭐든 완벽하게 시작하려 아등바등하다가 시작도 못 하고 말았던 경험이 여럿 있었기 때문에 이 대목을 보고 나도 바로 시작할 수 있겠다라는 용기를 얻었다.

 프롤로그에 쓰여 진 내가 모르는 물건이 하나도 없는 집이 단순한 문구가 저자가 이 책을 읽은 독자 개개인이 각자만의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했을 때 궁극적인 목표가 됐으면 해서 이 문구를 사용한 것이 아닐까?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한 개인의 집에서 시작한 미니멀라이프의 삶이 우리가 사는 지구라는 공간에서의 제로웨이스트의 삶을 이야기하며 확장되는 이야기 구조이다. 한 개인의 공간으로서의 집, 미니멀라이프의 삶을 이루는 핵심은 집이라는 공간 자체는 쓰임에 따라 나눠져 있지만 거실이 서재가 될 수도 있고, 침실이 거실이 될 수도 있는 쓰임의 자연스러운 이동을 말한다. 예를 들어 에어컨이 없는 저자의 집에선 침실의 침대를 한 여름날 거실로 옮겨오면 이 침대는 잠자리의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청마루로도 쓸 수 있고, 여름엔 거실이 침실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미니멀라이프를 지향하는 개인들의 삶 자체가 지구라는 공간에 무해한 영향을 주는 제로웨이스트의 삶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미니멀라이프를 통해 여백의 아름다움을 즐길 줄 알게 된 사람들은 더 많은 물건을 사 채워놓는 무의미한 행동을 멈출테니깐 말이다.

‘ 정말 아까운 건 물건이 아니라 내 감정과 시간 이라는 저자의 따끔한 조언을 새기며 이사 후 새로운 공간에선 완벽하진 않지만 내 속도로 정갈하게 만들어낸 단정한 공간에서 물건으로 가득 찬 집이 아닌 여유와 웃음으로 가득 찬 건강한 생활을 해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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